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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윈, 폴 크루그먼 및 빌 클린턴 기조연설 생방송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동시통역 수행
Date 2009-05-20 01:19:29
윈윈동시통역, 폴 크루그먼 및 빌 클린턴 기조연설 생방송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동시통역 수행
2009년 5월 18-19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을 가득 매운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기조연설자는 단연 폴 크루그먼 교수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으며, 뉴욕타임즈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불황의 경제학’의 대가로서 2008년 경제위기를 예언하였다. 부시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부시저격수’ 라는 별명을 얻었고, 오바마를 지지하여 오바마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그렇지만 오바마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좀 더 과감한 경기부양정책과 적극적인 은행과 금융권의 규제를 주문하며 바뀐 정권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 

폴크루그먼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윈윈의 동시통역사들의 입을 통해 한국경제TV로 전국에 생방송되었다. 노버트 월터 도이치뱅크그룹 선임경제학자,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 회장,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에셋메니지먼트 회장 등 전 세계 자본의 흐름을 쥐락펴락 하는 금융가들도 각 세션의 기조연설자로 참석하였다. 동시통역사의 관점에서 본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의 재미있는 뒷이야기와 통역사만이 알 수 있는 폴 크루그만 교수의 인간적인 면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수 일 내로 동란에 추가 기재하고자 한다. 추가기재 -필자: 세계경제금융 컨퍼런스 동시통역 총괄 및 폴 크루그먼 대담/기자회견 통역, 윈윈동시통역 소속 통역사- 첫 날 폴 크루그먼 대담 프로그램이 제작되었다. 폴 크루그먼이 간이 촬영 스튜디오에 들어와 통역과 인사를 나누었다. 크루그먼은 그리 크지 않은 키에 높은 굽의 편한 운동화 같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통역은 폴 크루그먼에게 통역을 준비하기 위해 과거의 연설 동영상을 모두 보았고 그의 유머감각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 초 강연중 과거 대통령의 정책을 비난하다가 심한 기침이 나와 잠시 중단되면 “하늘에서 욕 그만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라는 즉흥 농담을 해서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크루그먼은 금융자본주의의 가장 큰 병폐로 소득격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지적한다. 과거 연설 때마다 “교육수준은 헤지펀드 매니저나 고등학교 교사나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잘 나가는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 매니저가 뉴욕시 고등학교 교사 8만명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다. 이게 말이 되는가!” 라며 월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곤 했다.]

저녁 일정으로는 국내 주요 인사와 폴 크루그먼 및 초청연설자들과의 환담의 시간이 있었다. 환담장에는 30대 재벌 총수들이 다 모여 마치 전경련 모임을 방불케 했다. 한승수 총리도 참석하였으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경호관계로 개막식 연설에만 참석하였다. 한승수 총리의 축사 이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등장해야 하나 ‘한참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승수 총리와 ‘못 나눈 이야기’를 마저 하느라 늦는다는 장내 멘트가 나왔다. 이윽고 클린턴 대통령이 연단에 등장하였고 그 날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였다. 생방송되는 통역임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연설문을 사전에 동시통역사에게 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튿날 폴 크루그먼을 비롯한 4개 세션의 기조연설자들도 강연문이나 자료를 사전 배포하지 않아 생방송통역을 해야 하는 동시통역사들은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 해야 하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연설문 번역문 읽듯 술술 통역이 나오니 듣는이는 준비된 원고를 바탕으로 동시통역하는 것으로 느낄지 모른다. 청중들이나 시청자들이 그들의 고초를 어찌 헤아리겠는가. 모두 세계 어디를 가든 내로라하는 연사들이기 때문에 불려다니는 국제회의장도 많을 것이고, 같은 연설문을 여러 번 우려먹어야 하므로 배포하지 않을 것이라 추측된다. 약간씩만 연설 내용을 변형하여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니며 엄청난 강연료를 받고 강연하는 것이다. 폴 크루그먼은 “글쎄,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그리 해 줄 말은 없다.”는 논조로 일관했다. 일본식 장기불황을 경고하는 경제학자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올 리 없으므로 '잘 모른다'고 얼버무리는 것이 '주최측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한국경제에 대한 한말씀을 묻는 집요한 질문에 “아마도 높은 원달러 환율이 수출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라는 한 마디를 던짐으로써 그 다음날 신문에는 “크루그먼, 환율이 한국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 이라며 대서특필되었다. 교과서적인 형식적인 말이라도 누구 입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세계 어느 나라의 경제지라도 오바마 대통령 언급 없이 신문이 발행되는 경우는 있어도 폴 크루그먼의 ‘한말씀’ 없이 기사가 나가는 신문은 없다.

행사가 마무리 될 무렵 지난 주 출간된 폴 크루그먼에게 ‘불황의 경제학’이라는 책을 샀다며 보여주었다. 사인을 해달라고 한 것은 아닌데 ‘황공하게도’ 직접 통역의 이름까지 넣어 사인을 해 주었다. 이것을 계기로 폴 크루그먼의 ‘시대정신’에 동참하리라. 이름을 넣어 사인해 줬으니 옥션에 경매로 팔아먹을 수는 없고 자식에게 물려줘 대대로 가보로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